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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최신 영화 썬더볼츠 세계관 정리 (위도우 계승, 정부 주도 히어로팀, 히어로의 의미 재정의)

by 드라마 영화 박사 2025. 5. 3.

 

영화 썬더볼츠 대표 포스터

2025년 마블 스튜디오의 화제작 ‘썬더볼츠’는 기존의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 복잡하고 회색지대에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팀업 영화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액션과 스토리의 재미를 넘어서, 정의와 통제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며 마블 페이즈 5의 주요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블랙 위도우’ 이후의 유산과 ‘정부 주도 히어로 팀’이라는 설정은 썬더볼츠가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가진 작품임을 시사한다. 본 글에서는 썬더볼츠가 어떤 세계관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캐릭터와 주제 의식, 그리고 마블 유니버스 전체에서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본다.

위도우 계승: 블랙 위도우의 유산과 옐레나 벨로바의 각성

썬더볼츠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옐레나 벨로바다. 그녀는 블랙 위도우의 동생으로, 과거 러시아 스파이로 양성된 이후 미국으로 넘어와 정의의 편에 서게 된 복합적인 서사를 가진 인물이다. 나탈리아 로마노프, 즉 원조 블랙 위도우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세상을 구한 이후, 그 공백을 메울 새로운 존재로 옐레나가 부각되었다.

옐레나는 과거의 킬러 시절과 언니의 죽음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다. 영화 '블랙 위도우(2021)'와 디즈니+ 시리즈 '호크아이'를 통해 이 인물의 감정선이 천천히 쌓여왔고, 썬더볼츠에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특히 그녀가 속하게 되는 썬더볼츠라는 조직은 자발적인 선택보다는 정부의 명령에 따른 행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옐레나의 내면 갈등이 더욱 극대화된다.

그녀는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다. 옐레나는 독립적인 캐릭터로 성장하며, 스스로의 방식으로 ‘정의’와 ‘속죄’를 실현해 나간다. 과거 블랙 위도우가 맡았던 도덕적 균형추 역할을 이제는 옐레나가 재해석하고 있으며, 이는 영화 속 주요 갈등의 기초가 된다. 또한, 그녀의 인간적인 결핍과 감정 표현은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썬더볼츠의 차별화된 감정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이다.

정부 주도 히어로팀: 통제 속에서 태어난 불안한 팀워크

썬더볼츠의 가장 큰 설정적 특징은 ‘정부가 만든 히어로 팀’이라는 점이다. 이는 기존 어벤져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팀의 조직자는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퐁테인으로, 이전 작품들에서 비밀스럽고 음모적인 인물로 짧게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녀는 주로 문제적 히어로 혹은 과거의 악역들을 모아 정부의 통제 하에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든다. 여기에는 버키 반즈(윈터 솔져), 존 워커(U.S. 에이전트), 고스트(에이바), 레드 가디언, 태스크마스터, 그리고 옐레나가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과거의 상처나 실패, 혹은 악행이 있는 인물들로, 단순히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인물들이다.

이러한 구성은 영화 내내 갈등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각자의 배경과 동기, 신념이 충돌하면서 썬더볼츠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긴장과 분열이 일어난다. 특히 버키와 존 워커 사이의 갈등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금 제기하게 한다. 한 명은 과거를 뉘우치고 진정한 영웅이 되고자 하는 인물이고, 다른 하나는 시스템에 충실하면서도 잔혹한 결단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정부 주도라는 점은 이들이 언제든지 ‘사용 후 폐기’될 수 있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이는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불안감과 통제에 대한 반항으로 이어지며, 기존 마블 영화들이 그려온 ‘영웅의 자율성’과는 전혀 다른 결을 제공한다. 이 점에서 썬더볼츠는 정치적 긴장감과 심리적 묘사까지 포함한 복합 장르로 볼 수 있다.

영화 썬더볼츠 또 다른 포스터

히어로의 의미 재정의: 구속 속에서도 선택하는 정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오랜 시간 동안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왔다. 썬더볼츠는 이러한 흐름의 극단에 서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히어로라고 부를 수 있는 인물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

버키 반즈는 자신의 과거를 용서받기 위해 싸운다. 그는 하이드라의 세뇌로 인해 수많은 사람을 죽인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그것을 속죄하려는 강박에 가까운 정의감을 갖고 있다. 그의 여정은 단순한 전투를 넘어서 인간성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다. 반면, 고스트는 능력 자체가 통제 불가능한데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녀는 썬더볼츠라는 조직에서 자신이 어디에 속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며, ‘나 자신을 구하는 것이 먼저인가, 타인을 돕는 것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한다.

이처럼 썬더볼츠는 기존 마블 히어로들이 가진 뚜렷한 선악 구도 대신, 회색지대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선택을 통해 점진적으로 성장해가는 방식을 택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영웅의 정의를 다시 고민하게 되며, 절대적인 선보다는 인간적인 약함과 갈등을 수용하는 새로운 정의의 형태를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썬더볼츠는 팀 전체가 히어로로 성장하는 서사를 가진다. 개인의 redemption arc뿐 아니라, 팀으로서의 연대와 신뢰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중심에 있다. 이는 어벤져스가 갖고 있던 유대감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며, 때로는 실패하고 부서지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은 현실적인 감정을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썬더볼츠’는 히어로 장르에 대한 마블의 실험이자, 관객에게 전하는 또 다른 질문이다. 정의란 누가 정의하는가? 구속 속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상처 입은 사람도 히어로가 될 수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 썬더볼츠의 이야기 안에 녹아 있다.

썬더볼츠는 단순한 팀업 무비 이상의 가치가 있다. 위도우 서사의 계승, 정부 통제라는 세계관 설정, 그리고 히어로의 의미 재정의까지. 마블 페이즈 5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액션과 스펙터클은 물론, 인물 중심의 정교한 감정 서사까지 갖춘 이 작품은 앞으로의 마블 유니버스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